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왕이된 견훤
아버지 아자개(阿慈介)는 상주 가은현(加恩縣:지금의 문경)의 농민 출신으로 뒤에 장군이 되었습니다.
견훤은 뒤에 자신의 이름에서 딴 견 씨로 성을 바꾸었습니다.
견훤은 자랄수록 남달리 체모가 뛰어났으며, 경주로 갔다가 서남해안의 변방비장(邊方裨將)이 되었습니다.
892년에 무진주(武珍州:지금의 광주)를 점령하고 스스로 왕위에 올랐습니다.
또한 신라서면도통지휘병마제치지절도독 전무공등주군사 행전주자사 겸 어사중승상주국 한남군개국공 식읍2000호(新羅西面都統指揮兵馬制置持節都督全武公等州軍事行全州刺史兼御史中丞上柱國漢南郡 開國公食邑二千戶)라고 자칭하고,
북원(北原:지금의 원주)의 적수(賊首) 양길(梁吉)에게 비장이라는 벼슬을 내리는 등 세력을 확장하였습니다.
900년에 완산주(完山州:지금의 전주)에 순행하여 그곳에 도읍을 정하고 후백제 왕이라 칭했으며, 모든 관서와 관직을 정비하였습니다. 이듬해 대야성(大耶城:지금의 합천)을 공격했으나 함락시키지 못하였습니다.
910년에 왕건(王建)이 나주를 정벌하자, 보기(步騎) 3,000인을 거느리고 공격했지만 이기지 못하였습니다. 그 뒤 왕건이 궁예(弓裔)를 축출하고 고려를 건국하자, 일길찬(一吉飡) 민극(閔郤)을 파견하여 왕건의 즉위를 축하하기도 하였습니다.
920년에 보기 1만 인으로 대야성을 쳐 함락시키고, 군사를 진례성(進禮城:지금의 청도)으로 옮겼습니다.
이에 신라 경명왕은 김율(金律)을 고려에 파견하여 도움을 청하였습니다.
924년 견훤은 아들 수미강(須彌强)을 보내 조물성(曹物城:지금의 안동, 혹은 상주 부근)을 공격했으나, 성중의 병사들이 굳게 지키므로 이기지 못하였습니다.
이듬해 왕건과 화친하고 서로 인질을 교환하여 화해를 맺었지만, 볼모로 간 진호(眞虎)가 925년 고려에서 병으로 죽자, 왕건이 보낸 볼모 왕신(王信)을 죽이고 군사를 내어 고려를 공격함으로써 일시적인 화해는 곧 깨지고 말았습니다.
견훤의 세력이 날로 강성해지자 신라는 왕건과 연합하여 대항하고자 하였습니다.
이에 927년 근품성(近品城:지금의 상주)을 공격하고, 고울부(高鬱府:지금의 영천)를 습격하였습니다. 이어 경주로 진격해 포석정에서 경애왕을 살해하고, 왕의 족제인 김부(金傅)를 왕으로 세웠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왕건도 공산(公山) 싸움에서 크게 패하였습니다.
이듬해 강주(康州:지금의 진주)를 공격하여 300여 인을 죽이고, 또 부곡성(缶谷城:지금의 군위)을 공격해 1,000여 인을 참살하였습니다. 그러나 막강했던 세력은 929년의 고창군(古昌郡:지금의 안동) 전투에서 8,000여 인의 사상자를 내며 패전하면서 점차 열세를 면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932년에는 충실한 신하였던 공직(龔直)이 고려에 투항해 버렸습니다. 그러나 이 무렵에도 예성강(禮成江) 어구에 침입하여 전함 100여 척을 불태우고 말 300여 필을 노획했습니다.
934년에는 운주(運州)를 공격했으나 오히려 대패하였습니다.
견훤은 많은 아내를 두어 아들 10여 인을 두었는데, 그 중 넷째 아들인 금강(金剛)을 특별히 사랑하여 그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하였습니다.
금강의 형인 신검(神劍)·양검(良劍)·용검(龍劍) 등은 이를 알고 근심하며 지냈습니다.
양검을 강주(康州:지금의 진주)도독으로, 용검을 무주(武州:지금의 광주)도독으로 삼고 신검을 홀로 그의 곁에 두자, 신검은 이찬(伊飡) 능환(能奐)을 시켜 사람을 강주·무주 등으로 보내 음모를 꾸몄습니다.
935년 3월 금강은 죽고 견훤은 신검에 의해 금산사에 유폐당했습니다. 금산사에 석 달 동안 있다가 그해 6월 막내아들 능예(能乂), 딸 쇠복(衰福), 첩 고비(姑比) 등과 함께 나주로 도망하여, 고려에 사람을 보내 의탁하기를 청하였습니다.
이에 왕건은 유금필(庾黔弼)을 보내 맞이한 뒤, 백관(百官)의 벼슬보다 높은 상보(尙父)의 지위와 식읍으로 양주를 주었습니다.
그 뒤 후백제는 점차 내분이 생겨 왕건에 의해 멸망하였습니다. 신검·양검·용검 등은 한때 목숨을 부지했으나, 얼마 뒤 모두 살해되었습니다. 견훤 또한 우울한 번민에 싸여 지내다가 드디어 창질이 나서 연산(連山) 불사(佛舍)에서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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